2010/10/11 04:19

[2010 프로야구] PO 3차전 - 혈투란 이런 것! 베쓰볼 이야기

2010년 10월 10일 PM 2:00에 시작된 플레이오프 3차전은 5시간여 지난 뒤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경기는 많은 말과 많은 기록과 많은 칭찬과 추억을 남길 이야기이기에 몇가지 방법으로 정리해 본다.(물론 곰돌이의 입장에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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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초 - 1사 만루의 상황에서 채태인을 상대한 써니는 채 빼지 못한 바깥쪽 공에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2스트라이크 노볼이란 상황을 생각해 보면 양의지 입장에서 흔들리는 써니를 생각해 확실히 빠져 앉아 줬어야 했다. 결국 또 한번의 실투성 투구에 박진만의 2루타가 터졌다. 

2회초 - 2S 1B의 상황에서 박석민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써니가 강판당했다.

2회말 - 장원삼이 너무 쉽게 추격점을 허용했다. 손시헌-양의지의 연속 안타로 1점.

3회말 - 오재원이 8구의 접전 끝에 안타를 치면서 장원삼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이종욱-김동주까지 3연속 안타에 장원삼도 2이닝만에 강판. 써니의 강판을 지켜본SUN감독도 일찍 승부수를 던졌다.
4회초 - 앞선 김현수가 병살타에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자 수비를 위해 임재철을 투입했다. 이현승이 최형우를 두번째 상대할 순간이 되자 달감독도 승부수를 던졌다. 두산 미들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왈론드였다. 이건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이상의 실점만 없다면 오늘 공격력은 2점차를 따라 갈 수 있다고 판단 했을 것이란 거다. 또한 리드당해 위축될 팀에게 전하는 무언의 메세지!!! 
4회말 - 메세지는 바로 전해졌다. 1사 주자 1, 2루. 바뀐 투수 정현욱을 상대로 정수빈이 가볍게 휘두른 공은 좌중간을 갈랐다. 어설펐던 수비가 더해지며 2타점 3루타. 이윽고 이종욱의 2루 방면 내야 땅볼에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가 나왔다.4-5 역전.

두산은 예로부터 수준급 좌완투수를 보유해 본 적이 별로 없다. 내 기억 어딘가에 남아있는 '팀 최장기간 좌완 투수 無선발 경기'의 기록을 90년대 OB가 가졌던 때부터 지금의 두산까지 몇 용병을 제외하고 두산에게 좌완은 아킬레스 건이였다. 불안한 제구력의 이혜천이 혼자 버티다 시피하다 떠났고, 작년 금민철의 가능성은 이현승과의 체인지로 끝났다. 

포스트 시즌에서 두산이 늘상 SK, 삼성과 어려운 경기를 펼친건 좌완 릴리프의 수적, 질적 부진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두산이 삼성과의 어려운 시리즈를 버텨내고 있는 건 이현승과 왈론드라는 환상의 좌완 듀오 덕분이다. 주포라인이 좌타선이란 점에서 삼성이 가지는 공격력 약화는 치명적이 되고 있다.


6회말 - 1사 만루. 고영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정수빈이 태그업으로 들어왔다. 2루주자 오재원도 들어왔다??;; 뒤도 안돌아보고 뛰던 오재원의 본헤드 플레이ㅠ. 1점밖에 뽑지 못한 추가점은 결국 후반 두산의 발목을 잡는다.
두산 공격의 절반이상을 이끄는 좌타라인을 고비마다 막아줘야할 투수가 삼성엔 권혁밖에 없다는 것이 삼성 불펜의 약점이다. 정수빈-오재원-이종욱의 미친 방망이를 막아줄 좌완. SUN감독이 승부처라 생각하고 투입한 6회말의 권혁은 자신감을 잃은 모습으로 신바람 제대로 난 정수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던지고 강판됐다. 4차전에서도 분명 똑같은 상화은 온다. 권혁이 버티지 못하면 삼성 불펜은 답답해진다.

8회초 - 지친 고창성을 고려해 넣은 정재훈이 또 고갤 숙였다. 직구 승부를 했던 박진만까지는 좋았다.(삼진) 허나 조영훈의 어퍼스윙에 또 한 번 제대로 걸렸다. 역시 2S 1B의 좋은 순간에 맞은 한 방이였다. 이어 고창성이 2차전 이후 경기 내내 타격 발란스가 완전히 무너져있던 김상수를 맞추면서 분위기가 어렵게 흘러 갔다. 삼성의 히어로 박한이(2루타 3개)의 동점 적시 2루타가 작렬했다. 한이닝에 세번째 투수 임태훈이 등장했다.
8회말 - 동점을 만들자, 삼성은 그 기세를 밟고 안지만으로 끝내겠다는 생각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임태훈에게 막혔다. 양팀 불펜 최고들의 맞대결이 시작된거다. 민병헌의 견제사는 동점으로 숨돌린 삼성의 기세만 올려줬다.

9회말 - 안지만이 혼신을 다해 집어 넣은 강속구들에 두목곰은 빠른 스윙으로 커트 해 나갔다. 초구에 놓친 슬라이더를 기다리는게 확실해 보였다. 6구 7구의 연속된 직구들이 커트 당하자 풀카운트에서 삼성 배터리는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유인했다. 하지만 두목이 살포시 걷어 올린 타구는 좌측펜스를 강타했다. 혼신의 뜀박질에 3루 도달 성공!!! (두목곰의 존재감이란 이런걸 두고??) 하지만 1사 만루의 찬스에서 손시헌의 잔뜩 힘들어간 초구 플라이 아웃이 나왔다.(아마 오늘 경기를 졌다면 가장 아쉬운 장면이 됐을것이다. 개인적으로 끝날때까지 이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11회초 - 내일의 임태훈도 생각해야기에 11회 남은 투수 모두를 넣어 물량 공세를 폈지만 1사 만루. 앞선 타석 2루타의 채상병을 너무 의식해서인지 김성배가 바짝 붙인 공이 팔꿈치를 때렸다. 밀어내기 1점. 허탈함이 밀려오는 순간이였다. 삼진으로 물러난 강봉규에 이어 타자는 김상수. 상수도 컨디션을 알았을까? 김상수의 기습번트가 나왔다. (타이밍상 아웃도 시킬수 있을 법 했지만, 김성배의 송구동작이 너무 무뎠다.) 공 자체는 굉장히 좋았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박한이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경기장은 푸른 함성으로 이미 덮혀 있었다.

11회말 - It's ain't over, till It's over
삼성은 1차전 승리의 발판을 놓은 정인욱을 밀고 나갔다. 하지만 스무살 정인욱의 포스트 시즌 두번째 등판은 너무도 극적이던 역전의 뒤, 숨가쁜 순간이였다. 이종욱의 중전 안타가 터졌고 두목의 볼넷으로 동점 주자까지 출루. 반드시 승부해야 할 고젯의 타석. "슬럼프 Vs 2점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은 8구째를 참아낸 고젯의 승리였다. 무사 만루, 앞선 타석에서 매서운 방망이질을 선보이기 직전 자신을 거르자 신경질을 내던 임재철.(아마 그때 임재철과 승부를 택했다면 경기는 끝났을 수도 있었다.)에게 찬스가 왔다. 시원하게 돌린 방망이는 2타점 동점 적시타. 결국 정인욱은 끝내기를 맞으며 수건을 던졌다.
[ 두목은 그냥 되는게 아니다. 토 달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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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
포스트 시즌 통산 최다 타점 : 김동주 37타점 (종전 김한수 36타점)
포스트 시즌 통산 최다 루타 : 김동주 109루타 (종전 홍성흔 106루타)
포스트 시즌 통산 최다 안타 : 김동주 77안타 (종전 홍성픈 75안타)........ 두목의 위용!!!
포스트 시즌 통산 최다 득점 : 박한이 37득점 (종전 전준호 36득점)
포스트 시즌 한팀 최다 투수 등판 타이 : 9명 (종전 06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08년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 마운드 **** 
하루를 쉰 타자들 앞에 4일 쉰 써니와 감각이 무뎌질대로 쉰 장원삼은 2이닝이상을 버티질 못했다. 이에 양팀은 불펜 풀가동에 들어갔고, 총력전이 예상됐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였다. SUN 감독이 승부수를 후반에 두며 권오준-정현욱 카드를 빼든 반면, 달감독은 실패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이현승-왈론드 카드를 연속해 던졌다.
삼성이 역전을 허용하며 끌려간 반면 두산의 좌완 듀오는 달아오르던 삼성타선을 상대로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이현승 - 2.0이닝 45구 2H 1B 3K
왈론드 - 3.2이닝 48구 2B 1K

확실히 임태훈의 2, 3차전 공은 지난 몇년간 두산 불펜을 먹여 살리던 그 모습이였다.
(허리 아픈게 사실이란 말이냐??ㅠㅠ)
안지만 - 2이닝 35구 2H 2B
임태훈 - 2.1이닝 41구 2H 1B 3K

양팀 모두 어린 투수들이 경기 막판 관중의 환호가 극에 달한 시점에서 좋은 경험을 했을거라 생각한다. 자진 등판을 요청한 차우찬의 건강을 챙긴 SUN감독의 결정엔 갠적으로 찬성하는 바다.팀을 위해 가을의 짧은 희생을 했던 투수들 대부분이 이내 쓰러져 갔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건 훌륭한 결정이였다. 결국 믿음을 져 버린 크루세타가 치명타가 됐다는 것인데...눈 앞에서 두산의 어린 투수 세명이 제구력 부족으로 2사구와 2실점을 합작한 걸 본 뒤라면 정인욱 밀어붙이기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스코어가 말해주듯 치열했던 경기는 양팀 도합 16명의 투수를 올리게 만들었다.(삼성 7, 두산9)

**** 타선 ****
좌완 장원삼을 상대로 선두타자 세명에 6번 김현수까지 4명의 좌타자가 핵심에 포진된 라인업이였다. 감과 기세를 믿는 무모할 정도로 과감한 타순이였다. 하지만 1~4번까지 도합 11안타 4타점 3볼넷 2득점을 얻어 냈다. 결국 5번과 6번에서 터져주지 못한 고영민과 김현수때문에 어려운 경기가 됐다. 최후의 순간 6번에 들어선 임재철이 2타점을 때려내 살려낸걸 생각하면 시리즈 내내 두산의 고민이 되는 이 두 타순이 내일 경기의 공격의 키가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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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철의 2루타가 터지는 순간 울컥했다. 26엔트리중 두산은 히메네스(2차전선발), 홍상삼(1,4차전선발)을 제외하고 전체 엔트리 총출동을 시켰고, 삼성은 배영수(2차전선발), 레딩(4차전선발), 크루세타, 차우찬(1차전선발)을 제외하고 총출동된 경기였다. 승패를 떠나 양팀 다 대단했다는 말 밖엔 할게 없다.

응원도 좋지만 이런 경기는 조금 떨어져 음미하듯 즐기고 싶기도 하다ㅠㅠ 왜???  
핏빛 감돌며 감칠맛 내는 최고급 스테이크. 샤토브리앙의 맛이 어쩜 이맛이 아닐까 싶어서... ...
아님 내 심장이 너무 약해서... ...

*그림은 최훈님의 카툰에서 잠시 실례...;;

덧글

  • 스토리작가tory 2010/10/11 10:05 #

    글 잘스셨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 제라클 2010/10/11 13:55 #

    잘 읽어 주셔서 감쏴합니다.^^
  • 빛조은그림자 2010/10/11 12:54 #

    태양이 지고 달이 차오르는건가~~

    곰은 달빛사냥을 즐겨하는구나..
  • 제라클 2010/10/11 13:56 #

    달이 차오르면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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